조명을 보면 사진을 찍게 되나요?
저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다른 사람들이 찍지 않을 법한 것도 많이 찍어둬요. 일상을 최대한 많이 남겨둬서 나중에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더 열심히 찍는 것 같아요. 그렇게 찍다 보면 더 욕심나서 찍는 것 같기도 하고요. 밤에 잠들기 전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일 때 앨범 뒤적여 본적 한 번쯤은 있으시죠? 앨범 정주 행하다 보면 사소하고 소소한 거 일수록 찍어두기 정말 잘했다 느끼는 것 같아요. 사소하고 소소해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값져지는 걸 느껴요. 그럴수록 그 순간에는 미쳐 알지 못할 때가 더 많고요. 그래서 지금 현재의 잣대로 구분 짓지 않고 크고 작은 거 가리지 않고 찍어둬요. 지금 당장은 꼭 기록해 두고 싶어서 찍어 두었던 것이 나중에 보게 될 일이 많지 않게 될 때도 있고, 사소하고 소소해서 '나중에 이걸 보게 될까? 지우게 되지 않을까?' 싶었던 게 이거 찍어두기 참 잘했다 싶어 질 때도 있고요. 매 순간 사진 찍으려 드니 주변 사람들은 이것까지 찍어?라고 물어보기도 해요. 근데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다 남겨두고 싶어요. 그래서 음식점이나 카페를 가면 당연히 음식, 음료, 디저트 등을 찍고 조명도 찍어둬요. 그 공간의 분위기는 인테리어가 좌우하잖아요. 그 인테리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저는 조명이라고 생각해요. 물론 벽지 테이블 등등도 분위기를 좌우하지만, 조명의 모양, 색이 주는 영향력은 꽤 큰 거 같아요. 셀카라는 단어가 생기고 너도나도 셀카를 찍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흔히 조명빨 잘 받는 곳을 선호하게 되었잖아요. 그 조명빨 잘 받는 곳은 사람이고 음식이고 따뜻한 조명인 거 같아요. SNS에서 거울 셀카, 화장실 셀카 많이 올라와져 있는 곳을 보면 조명이 대부분 따뜻해요. 그곳의 분위기를 기억하기 위해서 저는 조명도 사진을 찍어요. 조금이나마 그 순간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죠.